쌍용차 평택 공장에 공권력투입을 비판하는 전국노동자∙범국민대회가 지난 7월 25일 평택역 광장에서 열렸다. 시민, 대학생, 민주노총 등 1만여 군중은 ‘해고는 살인이다. 정리해고 분쇄하자.’ 와 같은 구호를 통해 쌍용차 사태는 공권력 투입이 아니라 공적자금 투입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외쳤다. 이날 무대에 선 연사 중에는 용산 참사의 희생자 故 이성수 열사의 부인과, 공장 안에서 물도, 전기도 없이 싸우고 있는 쌍용차 노동자의 가족도 있었다.
두 시간 가량 진행된 대회가 끝난 뒤, 쌍용차 노동자에게 전해질 물을 실은 차량을 앞세우고 거리 행진이 시작됐다. 행진에 참가한 사람들은 평택 역 앞 시내를 통과해 공장으로 향했다. 평택 시민들은 무더운 날씨에도 거리를 가득 메운 행렬에 응원을 하기도 하고 참가자들이 나눠주는 홍보물을 관심깊게 읽어보기도 했다.
시민, 대학생, 민주노총 등 1만 여명이 평택역 광장에서 열린 범국민대회에 참가했다.
거리 행진에 나선 범국민대회 참가자들.
잠시 동안의 대치를 끝내고 투석전이 벌어지는가 싶더니 경찰은 살수를 시작하며 진압에 나섰다. 시위대는 속수무책으로 밀려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도 여러 노동자가 연행되었다.
한참을 밀려난 시위대는 다시 한번 대오를 정비하고 투석전을 시작했으나 다시 한번 경찰에 밀려났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가 인근 아파트 쪽으로 달아났고 그들을 쫓아 경찰이 시민이 일궈놓은 텃밭을 가로질러 아파트 단지 내부로 진입하기도 했다.
다시 한번 대치상황, 대오를 정비하고 있는 시위대에게 경찰은 헬기를 동원해 최루액을 담은 비닐 봉지를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스티로폼도 녹이는 그 최루액 말이다. 최루액이 떨어지자 모여있던 시위대는 일시적으로 그 자리를 피했다가 다시 모이기를 수 차례, 다시 한 번 경찰의 진압이 시작됐다.
또 다시 여러 참가자가 연행되었다. 연행 과정에서 노동자가 저항하자 경찰이 곤봉으로 위협을 가하는 장면도 목격되었다. (이는 모두 인권침해감시단에 의해 기록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인근에 모여있던 시민들이 일부 흥분하여 경찰과 잠시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또한 진압 과정에서 상처를 입어 호흡이 곤란해진 노동자도 목격되었다. 그는 취재진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물을 먹이려 하자 구토를 했다. 지나가던 시민들이 모여들어 ‘빨리 119를 불러라’, ‘너희들은 부모도 없느냐’는 등 경찰을 향해 소리를 치기도 했다. 그 와중에도 한 경찰은 캠코더를 들이대고 촬영을 하고 있었고, 한 시민이 ‘채증하지 마세요. 그거 불법이잖아요.’라며 얘기했지만 해당 경찰은 아랑곳하지 않고 촬영을 계속했다. 시민과 경찰의 실랑이가 두어차례 벌어졌고, 이후 앰뷸런스가 도착하자 부상을 입은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인권침해감시단에서 한 사람이 동승하였다. 부상자를 앰뷸런스에 태우는 과정에서 ‘기자를 왜 때리느냐’라는 흥분된 목소리도 여러 차례 들렸다.
동일한 경관이 부상을 입은 시민이 앰뷸런스에 태워지는 과정에 계속해서 촬영을 하고 있다. (역시 블러 처리)
법원 사거리까지 밀려나 대오를 정비하고 있던 시위대는 오후 8시에 즈음해, 쇠파이프를 든 일부 시위대가 다시 쌍용차 방향으로 행진하였으나 30분 뒤 다시 법원 사거리로 돌아왔다. 지도부가 다음 행보를 논의하는 동안 시위대는 법원 사거리에 늘어앉아 연좌시위에 돌입했다. 일부 대학생 참가자와 시민들이 밤이 늦어 돌아가자 마이크를 든 민주노총의 누군가가 ‘다들 집으로 돌아가는 분위기인데’라는 말을 했고, 이에 흥분한 참가자들이 ‘말을 제대로 하라.’며 중앙으로 몰려들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촬영을 시도했으나 제지당했다.)
한 시간 가량을 그렇게 보내고, 지도부에서 다시 한번 쌍용차 방면으로 가기로 결정이 된 듯, 쇠파이프와 죽봉으로 무장한 선봉을 앞세우고 행진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대오의 상당부분이 빠져버렸고 약간의 내부 분란까지 겪은 상황에서 시위대는 더 이상 행진하지 못하고 SK 주유소 인근에서 10시에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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